낙동강하구에서 평생 전통 배를 제작해온 김창명 목수(78·하단동)가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하단돛배 조선장'예능보유자로 지난 12월28일 지정됐다. 또한 조목근(67·명지동) 목수는 전수교육 조교로 선정됐다. 조선장이란 우리 전통 배를 만드는 장인을 이르며 부산에서 무형문화재 지정은 처음이다.
"증조부 때부터 4대째 하단 토박이로 살면서 배를 제작하는 일을 이어왔습니다. 17살 때 배를 만들기 시작해 62년간 황포돛배, 나룻배와 같은 전통목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1월6일 하단포구 계류장의 하단돛배 앞에서 만난 김창명 예능보유자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배의 이곳저곳을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하단돛배는 을숙도와 맥도를 오가며 장어잡이, 재첩채취, 물자교류 등에 주로 이용되다가 낙동강하구둑 건설과 합성수지선 보급으로 자취를 감추었고 지금은 관광용으로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단돛배는 삼나무를 재료로 작게는 8∼10m, 크게는 10∼15m에 이르는데 제작기간만 6개월 정도 걸린다. 조선시대 때는 소나무로 만들기도 했지만 견고하지 못해 삼나무로 다시 제작되고 있다.
"다대동 보트제작연구소에서 하단돛배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구포나루축제에서 하단돛배 승선체험을 했는데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인기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김창명 예능보유자는 낙동강의 역사적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하단돛배가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표출했다. 전통 배의 선형이나 제작기법, 낙동강 하류지역 생활문화 등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지만 부산에서 처음으로 조선장이 선정될 정도로 관심이 부족했던 점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많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수교육 조교 선정이 이뤄지면서 기술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김창명 예능보유자는 전통선박의 제조기술을 계승·보존하면서 승선체험, 선박제작, 모형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하단돛배를 알려나갈 생각이다.
한편, 우리구는 이번에 조선장 선정으로 다대포후리소리, 화혜장과 함께 부산시 무형문화재 3개를 보유해 역사와 예술의 고장 사하를 다시 한 번 대외적으로 알리게 됐다.